여행할 때 락앤락과 알루미늄 팩을 챙기는 이유

[약 보관] #03

여행할 때 락앤락과 알루미늄 팩을 챙기는 이유

앞선 글에서 약을 제 포장 상태 그대로 가져가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을 했었다. 이번 글은 그 약들을 더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한 방법에 관한 글이다. 말하자면 더블체크, 이중금고

다이소에 약 보관통이 많다. 하지만 야외활동에는 부적합

더 안전한 보관을 위해서 적절한 보관 통을 선택하자

제대로 된 포장 상태에 있는 약들(예를들어 PTP)을 습기가 차단되는 다른 통에다가 넣어가도록 하자.

다이소에 가면 위와 같은 약 통들을 많이 파는 걸 볼 수 있는데 위의 통들은 아웃도어 용으로는 부적합하다. 많은 통들이 복약순응도를 높이기 위해서 요일별로 칸막이를 쳐서 약을 나눠놓았는데 습기를 제대로 차단할 수 없어보인다.

개인적으로 두 가지 방법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데 소개해보겠다.

1.락앤락 통에 넣기

어두운 색의 락앤락 통에 작은 제습제를 넣고, 원래 포장상태의 약을 보관하는 것이다. 여기에 약이 흔들리지 않게 물에 젖지 않는 비닐 뽁뽁이 같은 것도 넣어주면 좋겠다. 이러면 약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이유는 아래와 같다.

  • 폴리프로필렌 소재의 락앤락 통은 습기 차단력이 우수하다.
  • 실리콘 패킹이 잘 되어있어 밀폐력이 우수하다.

제습제는 일정시간마다 한번씩 바꿔주면 되는데 약국 같은 곳에서 좀 달라고 하면 주는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단점도 있다.

  • 폴리프로필렌은 습기를 100% 차단하진 못한다.
  • 빛에 대한 차광력이 떨어진다.

이 두가지 문제들은 사실 원래 포장지에 제대로 포장만 되어있다면 거의 해결될 문제다.

2.'알루미늄 지퍼백에 제습제와 함께 보관한다.

백패킹이나 바이크패킹 시에는 짐의 부피와 무게를 줄이는게 핵심 과제 중 하나이다. 백패킹 시에 100g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100만원을 쓰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 말 다했다. 먹는 약의 종류가 많은 사람들은 약의 포장을 그대로 들고가면 부피가 꽤 커진다. 락앤락 통 하나로 부족할 수 있다. 약의 안정성을 최대한 지키면서 최대한 부피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봐야한다.

이럴 때 사용해볼 수 있는게 알루미늄 지퍼백

이렇게 함으로써 죽은 공간을 많이 없앨 수 있다. 알루미늄 지퍼백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알루미늄은 습기를 거의 100% 차단한다. 다만 입구가 완벽하게 차단되지 않기 때문에 제습제를 함께 넣어주는게 좋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단점이 분명히 존재한다.

  • 락앤락에 비해 물리적으로 약하다. 즉 잘 찢어진다.
  • 열 전도성이 높아서 햇빛에 놔두면 쉽게 뜨거워진다.
  • 최대한 어두운 곳에 보관해야한다.
  • 앞서 말했다시피 입구의 차단이 불완전하다. 락앤락보다 습기가 더 쉽게 스며들 수 있다.

약 보관 문제에서 마지막으로 고려해볼 문제가 있다면 바로 약의 종류다. 한 가지 증상에 대해 여러 약물 선택지가 있고, 그 후보군들 간의 효능 차이가 임상적으로 크지 않다면 아웃도어 환경에서는 물리·화학적으로 더 안정적인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예를 들어 세균 감염성 질환 때문에 항생제를 가져간다고 가정해보자. 혹은 감염성 장염에 대비하기 위해 항생제를 가져간다고 생각해보자.(상비약은 비급여로 처방받아야한다.) 페니실린계나 세파계 항생제는 β-lactam 구조적 특성상 다른 계열에 비해 습기나 열에 상대적으로 민감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마크로라이드 계열이나 퀴놀론 계열 항생제가 보관 안정성 측면에서는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다만 퀴놀론 계열 항생제는 광독성을 유발할 수 있어 햇빛 노출이 많은 아웃도어 환경에서는 피부 화상, 발진, 색소침착 등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광독성이 있는 약들에 대해선 다른 글에서 다뤄보자. 흔히 쓰는 파스의 진통제 성분에도 광독성을 발생시킬 수 있는 성분이 있다.)

따라서 아웃도어 상황을 고려할 때에는 보관 안정성뿐만 아니라 실제 사용 환경에서의 부작용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하여 적절한 약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