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를 향해! 태국 북쪽 끝 치앙콩으로 향하는 길

[동남아 자전거 여행] #17 태국 2025.01.04 치앙라이 캠핑장에서 일어나서 태국-라오스 국경마을 치앙콩으로 향하는 길. 태국에서 느낀 영어의 권력

라오스를 향해! 태국 북쪽 끝 치앙콩으로 향하는 길
⬅️ [이전 편] | 🏠 [전체 목록] | [다음 편] ➡️

2025.01.04

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같이 캠핑을 한 두 부부에게 보통 몇시에 출발하냐고 물어보니 자기들은 아주 느긋하게 11시 정도가 되어야 길을 나선다고 했다. 나보다 평균 2시간 정도 뒤에 출발하는 건데, 이 부부가 아무래도 나보다 속도도 느리니 거의 매일 해가 지고도 자전거를 탄다고 했다. 나도 만약 혼자가 아니라 둘이 여행했다면 텐트를 가지고 있으니 해가 져도 걱정없이 돌아다닐 수 있겠다 싶었다.

캠핑 주인이 저기 어딘가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다. 커피도 무료라고 우리에게 커피 내리는 도구들을 준다.(브라질산 원두). 자기는 영어를 공부하고 있어서 항상 외국 손님들이 캠핑하러 오면 와서 최대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어제 본 구글리뷰에서도 똑같이 적혀있었다. 영어를 할 줄 알면 이 주인이 아주 좋아한다고. 만약 나와 이 부부가 영어를 전혀 못했더라면 이 캠핑장 주인은 이만큼 살갑게 우리들을 대해주었을까? 나도 한국에서 영어를 배우려고 많이 노력했었다. 원어민 과외, 영어 화상통화, 단어 외우는 어플 등, 아직까지도 매일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 새삼 영어가 일종의 권력이라는 것을 다시 체감한다. 중세시대의 라틴어의 역할을 현대의 영어가 대신하고 있는 듯하다. 이 사실을 조금만 일찍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초등학생 때는 ‘한국어를 국제 공용어로 만들어야 한다.’, ‘나는 애국자라서 영어를 쓰지 않고 한국어만 쓴다.’라는 허황된 소리를 매일 하고 다녔던 기억이 있다. 만약 그 때 영어를 쓰는 국가에 한 번이라도 가서 ‘아, 저 언어를 배우면 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겠구나.’라는 직관적인 느낌을 한 번이라도 피부로 느꼈다면, 하다못해 ‘저 멋진 사람과 말이라도 한 마디 나누고 싶다.’ 라는 가벼운 욕망이라도 마음에 품었다면 영어를 배우는 태도가 분명히 바뀌었을텐데.


오늘의 목적지는 치앙콩이라는 국경마을이다. 태국과 라오스는 메콩강을 사이에 두고 국경이 나뉘어있는데 당연히 아무데서나 국경을 건널 수 없다. 국경을 통과할 수 있는 우정의 다리가 여러 도시에 있는데 나는 태국 북쪽 치앙콩에서 라오스 훼이싸이라는 마을로 국경을 넘으려고 한다.

국경으로 다가갈수록, 대도시에서 멀어질수록 시골의 느낌이 더 강해진다. 사람들의 시선만봐도 여기가 여행자가 많은 곳인지, 그렇지 않은 곳인지 분간할 수 있다. 여행자가 많이 다니지 않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자전거를 타고 가는 나를 신기하게 빤히 쳐다본다.

항상 대도시나 국경 옆 바로 옆 숙소는 가격이 비싸다. 수요가 있으니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지사. 그래서 나는 치앙콩 시내와 좀 떨어진 곳에 숙소를 잡았다. 그 때문에 태국에 온 이후 처음으로 저녁 먹을 식당을 찾지 못해서 슈퍼에서 산 빵과 과자로 끼니를 때웠다.

프랑스 가족 자전거 여행자. 자전거 두대에 각각 여자아이와 남자아이가 타고있다. 라오스에서 다시 만난다.
⬅️ [이전 편] | 🏠 [전체 목록] | [다음 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