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y Kim" 밥 먹고 가요: 시골 작은 교회의 환대
[뉴질랜드 자전거 여행] #05 2024.11.09-10 후카 폭포(Huka falls)와 타우포 호수(Lake Taupo)의 아름다움
2024.11.09
오늘의 목적지는 Taupo 도시에 들어가기 바로 전에 있는 한 캠핑장(목적지가 곧 바뀐다.). Taupo는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엄청나게 큰 호수를 끼고 있는 도시다. 호수가 커서 꼭 바다같이 보이기도 하고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도시이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데 한국말을 굉장히 많이 들었다.
목적지는 캠핑장이지만 어제 잃어버린 고글을 사기위해서 Taupo에 있는 안경점과 자전거샵, 아웃도어 매장을 많이 알아놨고 거기를 샅샅이 뒤질 생각이었다. 가는 길에 있는 Huka 폭포도 들르고. 이래저래 자전거로 돌다보면 원래 계획은 오늘 55km 정도를 탈 예정이었다.


몸이 자전거에 적응을 해서인지 길이 평탄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힘들지 않게 나갔다. 중간에 Huka 폭포에서 사진도 찍고 얼른 Taupo 시내로 들어갔다. 어제 간 바이크샵에서는 내가 찾는게 없었기 때문에 오늘은 ChatGPT가 추천해준 안경점에 들렀다.(여행을 할 때 ChatGPT를 쓰는걸 강추한다. 정말 만능 여행 가이드이다.) 거기서, 내가 찾는 고글은 아니지만 비슷한 형태를 가진, 안경 위에 얹어쓰는 선글라스 발견! 한화로 약 7만원 정도 했다.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한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약국에 가면 비슷한게 더 있을거라더라. 약국에 선글라스라고?
아무튼 약국가서 없으면 다시 여기 와서 사면되니 들뜬 마음으로 바로 근처 약국에 들렀더니 더 괜찮은 디자인의 오버선글라스(안경 위에 얹는 선글라스)가 있다. 가격은 한화로 약 3만원. 흥분한 마음에 바로 결제해버리고 밖에 나왔다. 어제 느꼈던 우울감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활력을 되찾은 나. 곧바로 50km 멀리 있는 캠핑장에 전화해서 잘 수 있는지 알아본다. 언제든 오라길래 기쁜마음으로 다시 출발. 가는 길에 있는 Taupo 호수는 눈부시게 아름답다. 자전거 여행은 죽을 만큼 힘들지만 그만큼 죽도록 아름답다. 눈 앞에 펼쳐진 경관에 감탄하며 페달을 밟아간다.
- 팡세 | 블레즈 파스칼





힘들게 캠핑장 도착. 여기는 25NZD(약 21,000원). 이때까지 지냈던 캠핑장 중에서 가장 비싸다. 그래도 나름 온천풀(비쥬얼은 빠니보틀이 아제르바이잔에서 석유로 목욕한 그 곳과 비슷하다.)에다가 주방까지 갖춰져있다. 식탁도 있고 와이파이도 있어서 노트북을 사용하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대충 씻고 밥을 먹고 밀렸던 블로그를 전부 썼다.
내일은 비가 온다는데 스케쥴을 어찌해야할까 고민이 많다. Tongariro 산을 넘어 가야하는데 중간에 보급할만한 마을도 거의 없고 캠핑장도 많이 없다. 자전거 여행 고수들은 이런 코스에서 2~3일치의 물 약 6L 정도와 그만큼의 식량을 자전거에 싣고 다닌다. 그러면서 산이나 들에서 잔다. 나는 아직 그만한 용기도 없고 무엇보다 죄다 오르막이라 짐이 무거워지면 진짜 너무 힘들어진다. 고도가 해발 1,000m 까지 높아지는데 곧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밤에는 영상 4도까지 떨어진다. 아무래도 이 코스가 지금까지의 자전거 여행의 최대 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자.


왜 가는데마다 이 무서운 녀석이 있는걸까
2024.11.10
오늘 새벽부터 비가내렸다. 어제 밤에 잘 때 오늘 하루종일 비가 온다고 예보가 돼있었는데 아침에 기상상황을 보고 이 캠핑장에 하루 더 묵을지 자전거를 탈지를 정하려고 했다. 아침이 되어보니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내일 새벽까지는 계속 흐리고 비가 오는 상태가 지속된다고 한다. 캠핑장 부엌에 가서 간단하게 요깃거리를 해먹고 오피스에가서 오늘 숙박비용을 또 결제했다.


교회에 가야겠다 싶어 구글맵을 알아본 결과 리뷰가 가장 많은 곳(6개)인 'River of life Church'에 갔다. 어떤 교단인지도 확인 안한 채로. 공짜 점심은 없다지만 공짜 점심을 얻어먹고 싶은 심보도 크게 작용했다. 캠핑장에서 약 5키로 정도 떨어진 Turangi 시내에 있는 교회인데 들어가자마자 사람들이 환대해준다. 한국 교회에서는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환대(hospitality)이다. 대예배 시간인데 예배드리는 인원이 30명 남짓 되는 작은 교회라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다가와서 내게 인사를 건넨다. 그때 어떤 부부가 어눌한 한국 발음으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넨다. 몇 주 전에 한국에 3주동안 여행을 했다고 한국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많은 얘기를 나눴다. 포항, 경주, 부산, 서울, 강원도 다 들렀다더라. 한국인들이 엄청 친절했다고. 그리고 유독 비빔밥의 발음을 궁금해했다.


뉴질랜드에 와서 계속 느끼는건데 사람들이 대체로 친절하다. 운이 좋아 그런 사람만 만나서 그런건지 내가 관광객이라 그렇게 느껴지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아직까지 뉴질랜드 사람들에 대한 전체적인 인상은 좋은 편이다.
예배가 끝나니 간단한 다과와 샌드위치, 커피를 함께 나눠마신다. 헌금도 안했는데 거기에 무턱대고 끼어들어서 와구와구 먹어댈 순 없으니 마음 한켠엔 누군가 불러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천천히(최대한) 교회 문밖으로 향하는데 아까 한국에 갔다왔다던 아저씨가 "Hey Kim"하고 나를 부른다.(땡큐) 음식을 먹고 얘기 좀 하고 가라길래 흔쾌히 그러겠다고하고 염치없이 차려놓은 음식을 즐겼다.(최대한 빠른 시간에 많이 먹었다.)


식료품점에 들러서 음식을 좀 사고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오니 아직 오후 1시도 채 되지 않았다. 주방에 혼자 앉아서 노트북으로 시간을 좀 때우면서 체력 보충을 한다. 비오는 날 텐트 안에 누워 뒹굴거리는 것 또한 자전거 여행의 묘미 중 하나.
내일부터는 다시 고생길 시작이겠지.



비와서 텐트 안에 고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