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km를 달렸는데 다시 출발점이라니
[뉴질랜드 자전거 여행] #02 2024.11.04-05 뉴질랜드 캠핑장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는 뉴질랜드 아이들
2024.11.04
어제 잠을 설쳤기 때문에 10시가 넘어서야 겨우 눈을 떴다. 어제 밤에 공항에서 자전거 조립하는 중에 생긴 문제 때문에 오클랜드 시내에 있는 가장 가까운 자전거샵으로 자전거를 2시간 가량 끌어서 걸어가서 문제를 해결했다. 사실 말하기 부끄럽지만 어제 하늘로 날아간 줄 알았던 부품은 내 펌프에 끼여있었다. 강한 바람 소리를 듣고 하늘로 날아갔다고 생각한 나의 무지함. 스템을 조립해달라하니 직원이 일단 자전거에 손을 대는 순간 4만원 정도를 내야하는데 괜찮냐고 물었다. 다른 방법이 없지 않은가, 이 바보에겐. 스템 조립하는 동영상을 세세하게 찍었다.
자전거 수리가 끝나고 나니 오후 2시가 넘었다. 자전거 샵에서 목적지 캠핑장까지 70km가 좀 넘으니 부지런히 타면 오후 7시 전에는 도착하겠지하는 생각에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다. 한참 가던 도중에 뭔가 이미 한번 지났던 길로 가는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꺼림칙한 마음은 있었지만 네비가 어련히 알아서 잘하겠지라는 생각을 하다 결국엔 처음 출발지로 도착했다(!!). 가민 네비 설정이 잘못되어있어서 길을 거꾸로 알려준거다.
바보도 이런 바보가 없다. 첫날부터 쉽지않다. 이미 오후 3시가 넘었기에 이대로 가면 78km를 더 타야 하는데 절대 해지기전에 캠핑장으로 도착하지 못한다. CamperMate(호주, 뉴질랜드 캠핑장 알려주는 APP)를 켜서 주변 캠핑장을 찾아갔다. 오클랜드 안에 있는 캠핑장인데 샤워실은 없지만 가격도 저렴하고 시설도 아주 깨끗하다. 나중에 알고보니 DOC(정부운영캠핑장)이었다. 무엇보다 동물 옆에서 잘 수 있다는게 참 맘에 들었다. No Fire 캠핑장이라 시내 식료품점에서 사온 신라면을 그냥 부셔먹었다.(No fire 캠핑장도 대부분은 캠핑가스를 사용한 음식 조리는 허용된다는 사실을 이때는 몰랐다.)












2024.11.05
뉴질랜드 여행 오기 전에 야간, 주간 번갈아가면서 생활하느라 리듬이 많이 망가졌다. 게다가 뉴질랜드는 한국보다 4시간이나 빨라서 뉴질랜드 새벽 3시나 되어야 한국 시간 밤 11시이다. 평소에 새벽 1시~2시에 잤으니 그 시간이면 여기 오전 5~6시니까 오자마자 바로 시차 적응하기는 힘들거라고 생각은 했다. 원래 캠핑을 하게되면 해가 뜨면 텐트가 열에 달아오르고, 오전 8시만 되어도 사람들이 분주하게 준비하고 캠핑장을 빠져나간다. 늦잠 자기는 힘들단 말이다. 덕분에 나도 5시간 정도 밖에 못자고 깨버렸다.

캠핑을 주로 하면서 살아가려면 자연과 비슷한 리듬이 되는게 좋다. 해가지면 자고 해가뜨면 깨고. 여기는 현재 여름이되고 있어서 해가 저녁 8시가 돼야 진다. 오후 5시 이전에 최대한 캠핑장에 도착하려고 노력하고 준비하고 씻고 밥을 먹으면 거진 저녁 8시가 된다. 그때부터 텐트에 누워서 다음날 일정을 살펴보고 이것저것 보다보면 저녁 10시. 이때쯤 잠에 들어서 아침 6시 30분 쯤 깨는, 딱 군인 스케쥴이 완벽한 캠퍼의 스케쥴이다.
오늘은 진짜 제대로 자전거를 타보자는 일념하에 안장에 올랐다. 아무래도 오클랜드가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도시이다 보니 신호도 많고 차도 많아 빠져나오는데 시간이 꽤나 걸렸다. 뉴질랜드는 인구가 총 500만이 안되는데 약 1/3이 오클랜드에서 산다. 그렇다한들 인구밀도가 우리나라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낮아서 아파트 같은 복합 주거단지는 보기 힘들거 대게는 단독주택이다. 어찌저찌 오클랜드를 빠져나오고나니 앞으로 수도 없이 보게 될 푸른 초원이 시작된다.
뉴질랜드는 동물이 참 많은 나라이다. 길을 가다보면 소, 개, 양, 라마, 염소 같은 가축들을 수도 없이 만나게 되는데 인구 밀도가 높지 않고 초원지대가 많다보니 엄청 너른 초원에 죄다 풀어 놓고 키운다. 볕이 든 탁 트인 초원을 달릴때는 기분이 참 좋다.


오늘 묵을 캠핑장은 무료이다. 대신 아침에 가기 전에 현금 5NZD를 기부하고 나오는걸 권장하는데 현금이 없어서 돈은 내지 못했다. 죄송합니다.








오징어게임 때문인지 아이들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하면서 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