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생활자의 수기: 다낭으로 향하는 슬리핑 버스 안에서
[동남아 자전거 여행] #46 베트남 2026.02.26 다낭에 한달살기를 하기로 결심한다. 나트랑에서 슬리핑버스를 타고 다낭으로 향한다.
2025.02.26
나쨩(나트랑) 카페에 앉아있다가 문득 “그냥 다낭에 가서 한달을 살까?”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쳤다. 거기서 한달간 운동을 하고 책을 읽고 싶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는 건 내 선택지에 없다. 나는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뉴질랜드 → 동남아 → 유럽을 자전거로 여행하기로 이미 결심했고 그 선택에 번복은 없다. 끝까지 갈 거다.
한국에 여자친구나 아내가 있었다던가, 내가 속한 어떤 형태의 공동체라도 있었다면 아마 나는 지친 심신을 이끌고 그곳으로 돌아가서 재충전을 하는 선택을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 중에 어느 것도 없었다. 그저 방랑자로서 나라는 인간을 재구성할 시간이 필요했다.
3월 31일에 바르셀로나로 가는 비행기를 예약해놨으니 다낭에서 거의 한달을 꽉채워 살 수 있다. 지금 다낭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 자전거 여행자 아저씨의 말에 따르면 체감상 다낭이 베트남 주요 도시 중 물가가 가장 싸다고도 했다.
치앙마이에서 만난 캐나다인 Claude 아저씨도 지금 다낭에 머물고 있는데 나의 다낭 한달살기 계획을 말하니, 본인 호텔로 오라며 직접 데스크에 방을 물어봐주고 예약까지 해주었다.(다른 옵션을 많이 찾아봤는데 그만한 곳이 없었다.)
베트남 자전거 일주는 무산되겠지만 그래도 한 곳에 머물러 사는 것도 의미가 있으리라. 다낭으로 향하는 27일 저녁 슬리핑 버스를 예약했다.
- <지하로부터의 수기>, 도스토예프스키 저, 계동준 번역
- <지하로부터의 수기>, 도스토예프스키 저, 계동준 번역
버스를 기다리면서 책을 읽었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로부터의 수기>
내가 생각하는 세계 문학계의 3대 찐따가 있다.
- 도스토예프스키의 <지하로부터의 수기>의 주인공
-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의 요조
- 토마스 만의 <토니오 크뢰거> 주인공
셋 다 자의식 끝판 왕들. 마음이 힘들 때는 이들의 이야기가 꽤나 큰 위로가 된다.



베트남 슬리핑 버스는 사이즈가 작은데 나한테는 딱 맞다.

베트남 버스 예약은 이게 좋다. 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