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여행 시 노지캠핑(iOverlander 앱)

[자전거 여행] #02

자전거 여행 시 노지캠핑(iOverlander 앱)
Photo by Patrick Hendry / Unsplash

오래 자전거 여행을 하다 보면 부득이하게 노지캠핑(와일드캠핑)을 할 일이 생긴다.
그것이 돈을 아끼기 위함일 수도 있고 내가 가는 경로에 적당한 숙소나 캠핑장이 없어서일 수도 있다.

내 경우에는 태국이나 베트남에서는 가끔 과소비를 했을 때, 돈을 많이 썼다는 죄책감 때문에 노지캠핑을 몇 번 했고 프랑스 해안가나 스위스에서는 캠핑장이 터무니없이 비싸서 돈을 아끼기 위해서 하기도 했다. 그리스에서는 내가 가는 길에 캠핑장이 전무해서 어쩔 수 없이 며칠 연속으로 노지캠핑을 한 적도 있다.

씻는 건 호수에서 해결

장거리 자전거 여행에서 노지캠핑은 불가피하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미리 철저하게 경로계획을 하지 않는 이상 장거리 자전거 여행에서 노지캠핑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 노지캠핑은 비용 대비 리스크가 적을 때에 선택하기 마련인데 사람마다 비용과 리스크 체감이 다르다. 누구는 만 원을 아끼기 위해서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목에 텐트를 치는 사람도 있고 누군가는 잠은 편하게 자야 한다며 10만 원이 넘는 숙소에서 자는 사람도 있다.

이 비용/리스크 문제는 개인의 경제력과 담력 크기에 따라 천차만별이라 일반화시키긴 힘들다. 정확한 금액은 기억나지 않지만 내가 인터넷으로 접한 많은 자전거 여행자들은 하루에 2만 원도 안되는 돈으로 몇 달씩 여행하기도 했다. 심지어 유럽에서.

💬
"자전거 여행의 비용은 담력 +리스크의 크기와 정확하게 반비례한다."

캄보디아에서 만난 한 스페인 남자는 매일 해질 때쯤 가던 길가에 그냥 텐트를 쳐버린다고 했다. 그것이 차도 옆이라도 그는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나를 만난 날 아침, 캄보디아 경찰이 자기를 깨워서 일어났다고 한다.

바로 그 스페인 여행자. 2년 넘게 자전거 여행 중이다. 현재진행형
콜롬비아 부부는 라오스에서 논 밭 옆에 항상 텐트를 치고 잤다고 한다.

나는 그만한 담력이 없고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저 정도로 큰 리스크를 지기는 싫었다. 그만큼 저런 사람들보다 돈을 더 많이 썼다는 말이다.

​나는 보통 숙박비가 3만 원이 넘어가는 시점에서는 와일드캠핑을 고려하기 시작한다. 5만 원 이상이 되면 벌금도 무섭지 않다.

iOverlander:
돈은 아끼고 싶고 리스크는 최소화 하고 싶을 때 사용하는 앱

웹사이트다. 모험의 욕구가 솟구치지 않는가.

이 앱은 전 세계 장기 여행자들의 집단 지성으로 만들어진 말 그대로 오프라인 생존 지도이다. 다만 앱 UI가 좀 불편하다. 그건 감안하도록 하자. 다음과 같은 정보들이 있다.

앱으로 이용하면 광고가 많이 나오는데 웹사이트로 들어가면 좀 더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다.

iOverlander | Explore
  • Wild Camping (노지 캠핑): 무료로 텐트를 칠 수 있는 공터, 숲, 주차장, 해변 등.
  • Established Campgrounds: 유료 캠핑장.
  • Water: 식수를 구할 수 있는 곳 (약수터, 공원 수도꼭지)
  • Showers: 주유소 샤워실, 공공 목욕탕 등 씻을 수 있는 곳.
  • Mechanic / Parts: 차량이나 자전거 수리가 가능한 정비소.
  • Border Crossings: 국경 검문소. ("뇌물을 요구함", "점심시간엔 문 닫음" 같은 정보가 많다.)

사실 유로 캠핑장이나 자전거 정비소는 구글맵에 더 잘 나온다. 필터에서 내가 원하는 정보만 나오게 설정할 수 있는데 나는 캠핑장 위치와 물을 구할 수 있는 곳 정도만 켜놓았다.​

지도를 보고 노지캠핑장 아이콘을 클릭하면 다음과 같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 위치: 정확한 좌표가 나온다. (예를 들어 36.62656°,128.27134°)
  • 고도
  • 와이파이/데이터
  • 샤워 가능 여부
  • 물이 있는지(수도 물인지, 호수 물인지)
  • 화장실 여부
  • 캠핑카 접근 가능성
  • 텐트 설치 가능 여부
  • 반려동물 동반 가능 여부

위 정보와 함께 누군가의 후기와 그곳에 머문 사람들이 남긴 사진 후기까지 볼 수 있다. 사실 위의 정보도 여기 머문 사람들이 남긴 정보다.

나도 후기 몇개 남겼다.
나도 후기 몇개 남겼다.

💡 자전거 여행을 위해서는 '텐트 설치 가능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한다.

iOverlander는 자전거 여행자들만 이용하는 앱은 아니라서 '텐트 설치 가능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초반에 뉴질랜드에서 이걸 확인 안 하고 갔다가 대형 캠핑카들만 잔뜩 있는 데서 혼자 텐트 치고 잤다.

두 번째로 확인해야 할 건 '캠핑카 접근 가능성' 여부이다. 가능하면 차가 못 들어오는 곳이 좋다. 차가 들어올 수 있는 곳이면 내가 잘 때 '차가 내 텐트를 못 보고 치고 가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생기기 때문이다.

세 번째 중요한 건 물의 유무. 캠핑할 땐 물을 많이 쓴다. 간단하게 머리 감고 씻을 때도 최소 2L 정도의 물이 필요하다. 음식을 먹을 때도, 양치할 때도, 음식을 할 때도 물이 필요하다. 나는 4L의 물이 있으면 충분했다. 물이 없는 곳이라면 미리 물을 준비해 가야 한다. 물을 사러 마을에 있는 슈퍼나 마트에 가는 건 생각보다 번거롭다. 낯짝이 두껍다면 가는 중에 열려있는 아무 가게에 들어가서 물을 좀 얻을 수 있냐고 부탁하면 된다.

이럴 때 요긴하게 쓰인 게 정수필터이다. 믿을 수 있는 정수필터가 있다면 호수가 근처에서 캠핑하면 딱이다. 수돗물도 안심하고 마실 수 있다.

네 번째로는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자. 때때로 어떤 노지 캠핑장은 길가가 아니라 숲속으로 들어가거나 들판 한가운데 있는 경우도 있다. 대충 지도만 봐서는 길을 찾기가 힘든데 이럴 때 확인하는 것이 '좌표(GPS Coordinate)'

앱에서 좌표가 적힌 부분을 클릭하면 좌표가 복사된다. Komoot이나 구글맵에 좌표를 붙여넣기하면 그 위치가 정확하게 나온다. 아쉽게도 네이버지도나 카카오맵은 좌표 기능이 지원되지 않는다. 가민 시계가 있다면 찾고자 하는 좌표를 찍어서 그 위치를 정확하게 찾아낼 수도 있다.

더불어 화장실까지 있으면 최고인데 그런 곳은 매우 드물다.

⚠️ 주의할 점

  • 리뷰를 보고 너무 옛날 정보 밖에 없다면 조심하자. 구글맵 로드뷰나 위성 사진으로 그 부근을 미리 확인해도 좋다.
  • 이 앱에 등록이 되어 있다고 해서 불법이 합법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 나라의 와일드캠핑 규정을 잘 확인해보자.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자전거 여행자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는다.
  • Leave No Trace. LNT 원칙을 철저히 지키자.
  • 무엇보다 현장 감각이 중요하다. 목적지에 도착하면 5분 정도 서있어보자. 본능적으로 위험하다고 느껴지는 곳이 있다면 주저하지말고 떠나라. 수 백만년의 자연선택 과정에서 살아남은 위험 감지 센서를 믿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