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자전거 여행 시 길 찾기 팁

[자전거 여행] #01

해외 자전거 여행 시 길 찾기 팁
Photo by Antonio Feregrino / Unsplash

국내든 해외든 자전거 여행을 할 때는 길 찾기가 무척 중요하다. 일반적인 상식 내에 있는 여행자라면 자전거를 탈 때 아무 길이나 무턱대고 올라가서 페달을 밟지 않는다. 적어도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 목적지를 대강이라도 설정을 해두고 자전거를 탄다.

국내에선 카카오지도. 네이버지도에 자전거 길찾기를 설정해두면 괜찮은 자전거 길로 갈 수 있다. 둘 중 카카오네비가 더 좋다. 자전거도로 비율이 몇 % 인지, 고도가 어떻게 되는지도 다 표시해 준다. 다만 좀 과도하게 길 안내를 해주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사거리에서 좌회전할 때 누구나 직관적으로 어떻게 갈 수 있을지를 알 수 있는데, "여기서 횡단보도를 건너고 저기서 또 횡단보도를 건너라"라는 식으로 좀 과하게 설명한다.)

​해외에선 네이버지도와 카카오지도를 사용하지 못하니 당연히 다른 지도앱을 써야 한다.

크게 4가지를 사용한다.

  1. Komoot: 등산·하이킹·자전거·그래블·MTB 같은 아웃도어 이동을 전제로 설계된 경로 계획(Route planning) 중심 앱, 동남아 제외 1순위로 사용했다.
  2. 구글맵: 전통의 강자, 동남아에서 주로 사용.
  3. Strava: 러닝, 사이클링 운동 기록 앱, Komoot과 연계하면 빛을 발한다.
  4. 맵스미: 오프라인 지도앱. 구글맵도 오프라인 저장 기능이 있어서 거의 쓸 일이 없다.

Komoot

  • 선진국 사용 O
  • 개발도상국 사용 X

자전거 여행을 한다면 반드시 설치해야 할 앱이다. World Pack 지도를 사면 전 세계 지도를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는데 일회성 구매라 돈을 지불할 만하다. (구독형인 Premium은 비추다. 아무 쓸모 없다.)

실제 사용자 데이터 기반으로 경로를 표시해 주는데 포장/비포장 길인지, 자전거 길인지, 그래블 길인지를 전부 표시해준다. 고도 프로파일도 아주 직관적이라 내가 오늘 갈 길이 어떤 길인지 미리 대강 상상해 볼 수 있다. 최대한 차가 없는 길로 인도하는 경향이 있어서 도로 상황이 좋은 선진국에서는 쾌적한 자전거 여행을 할 수 있다. 처음에 경주에서 이 앱을 사용했을 때, '아 이게 로컬 자전거 여행의 아름다움이구나'하고 감탄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단점이 존재한다.

이 앱은 선진국이 아니라면 거지 같은 길로 안내할 가능성이 높다.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에서는 이 앱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사용하더라도 반드시 길을 보면서 손으로 직접 수정하는 걸 추천한다. (Strava와의 연계가 치트키다.) 개발도상국에선 메인 도로가 아니면 대게 도로 사정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험난한 길을 일부러 즐기려고 하는 게 아니라면 이런 길은 되도록이면 피하는 게 좋다.

태국에서는 이 앱이 루트파인더가 아니라 개파인더였다. 계속해서 나를 시골길, 농로로 집어넣어서 사나운 개들을 무진장 많이 만났다. '도대체 여길 왜 기어들어와?'하는 시골 사람들의 의심 어린 눈길도 감당해야 했다. 남의 집 빨래 널어놓은 것까지 다 봐야 한다.

[동남아 자전거 여행] #06 태국 | 방콕 탈출, 그리고 시작된 들개 패거리와의 전쟁
[동남아 자전거 여행] #06 태국 2024.12.16-17 방콕에서 깐짜나부리로 가는 길에 마주친 개떼
Road Cycling으로 설정을 해놓으면 포장된 도로 위주로 안내해 줘서 좋다.

구글맵

  • 동남아 사용 O
  • 선진국에선 길 찾기용으로 X
  • 구글 오프라인 지도 저장을 자주 활용하자.

음식점, 슈퍼, 캠핑장, 숙소를 찾으려면 당연히 써야 한다. 하지만 많은 나라에서 자전거 길 찾기 기능이 없는 게 아쉽다.
동남아에서는 구글맵만을 내비게이션으로 이용해도 충분하다. 태국은 차도라도 갓길이 말도 안 되게 넓어서 큰 도로도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다. 라오스나 캄보디아에서는 애초에 포장된 도로가 많이 없어서 고속도로만 피해주면 구글맵으로 경로를 짜는 게 정신건강에 이롭다. 베트남도 사정이 비슷하다.
동남아는 인구밀도가 높아서 어딜 가나 뉴질랜드, 유럽보다 데이터가 훨씬 안정적으로 빠르게 터진다. 데이터만 충분하다면 굳이 오프라인 길 찾기를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

서구권을 여행할 때는 구글맵으로 경로를 짜지 않았다. 더 좋은 대안이 있기 때문이다.

Strava

  • 다른 앱과 병용 시 최고. 히트맵 기능 짱

하이킹, 사이클링, 클라이밍 등 운동전용 SNS. 스트라바는 히트맵이라는 사기적인 기능이 있는데, 전 세계 1억 8천만 명의 사용자가 지나간 GPS 데이터를 모아서 '길의 인기도'를 색깔로 보여준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일수록 밝게 빛나고, 아무도 안 가는 길은 어둡게 나온다. 루트를 설정할 때 밝은 길로 가면 실패가 없다.

"니가 어떤 미친 짓을 하든지 먼저 한 사람이 분명히 있다."

여행하면서 만난 한 미국인이 한 말이다. 스트라바를 이용해서 선배님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면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다. 스트라바의 많은 기능들은 구독을 해야 하는데 히트맵은 무료로 볼 수 있다.
나 같은 경우는 전날 다음 날 경로를 Komoot으로 먼저 찾고, 경로를 확인해 보며 이상한 점이 있는 곳을 스트라바 히트맵을 확인해 보며 수정한다. 돈이 충분하다면 스트라바 구독을 하고 스트라바만으로 경로를 짜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거 같다.

나이트 모드로 보는 게 좀 더 선명하다

동유럽 알바니아. 밝게 빛날수록 선배님들이 많이 간 검증된 길이다.
첫 여행지가 뉴질랜드였는데 이 기능을 알았더라면 루트 선택을 좀 더 쉽게 했을 거 같다. 빨간 선은 내가 간 길.

맵스미

다른 자전거 여행자들이 많이 쓴다길래 다운로드했는데 나는 한 번도 쓸 일이 없었다.
오프라인 맵이 필요할 때는 구글맵 오프라인을 저장해서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