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별을 낳으려면 자신 속에 혼돈을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

[동남아 자전거 여행] #39 베트남 2025.02.13 마침내 메콩강 삼각주의 도시 껀터 도착. 캄보디아 친구로부터 들은 동남아 인들의 미신에 대한 믿음.

춤추는 별을 낳으려면 자신 속에 혼돈을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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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3

그 때 캄보디아에서 만난 친구와 가끔씩 메세지를 주고 받는데, 아주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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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의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아주 미신적이라는 것이다.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을 거치면서 현지인들이 불교와 혼합된 토착종교를 많이 믿는 모습을 보았고 영어를 할 줄 아는 현지인들과 대화를 나눌 때는 귀신에 대한 이야기도 종종 들었다.

그 친구 말로는 캄보디아인들이 “Black magic(흑마술)”을 강하게 믿고 실제로도 현실에서도 사용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내가 아주 힘든 상황에 처하거나 나를 괴롭히는 사람이 있으면 그 상황, 사람을 저주하는 주문 같은 걸 외운다고 한다.

그 친구는 캄보디아인으로서 태국 대학에서 몇 년 유학을 갔었는데 이 “흑마술”을 통해 자신들에게 주술을 걸까봐 두려워 태국인들이 자신을 괴롭히지 않았단다. 아 그리고 바나나 나무엔 귀신이 산다고 텐트를 거기 치지 말라고도 했다.(나는 어제 바나나 나무 밑에서 텐트를 치고 잤다.)

나를 포함한 과학주의적인 세계관 아래서 자란 사람들은 이런 얘기를 들으면 코웃음을 친다. 사주가 우리나라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라지만 나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특히나 기독교의 신비주의적인 요소를 비판하면서 사주를 믿는 사람도 있다. 내 입장에서는 완전한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오늘은 많은 생각이 드는 날이다. 과학주의와 이성주의가 몰아낸 이런 미신적인 세계관이 일말의 진실도 없는, 완전히 계몽되어야 하는 하등한 세계관일까? 니체는 비극의 탄생에서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 적인 것을 구분했다. 이성, 논리, 질서의 아폴론과 감정, 혼돈, 도취의 디오니소스. 그러면서 그는 서구세계가 지나치게 아폴론적 요소에 빠졌다고 보고 디오니소스의 생명력을 회복해야 된다고 보았다. 어쩌면 우리 현대인이 필요한 것은 조금의 광기와 축제일까?

문득 이런 생각도 든다. 가난하고 힘없는 자들이 의지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인 주술의 요소를 모조리 빼앗아버린다면 과연 이 약자들이 기댈 수 있는 건 무엇일까? 태국인들이 주술을 무서워하지 않았다면 이 캄보디아 친구는 태국인들에게 괴롭힘을 당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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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에게 말하거니와, 춤추는 별을 낳으려면 인간은 자신 속에 혼돈을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

슬프다! 인간이 더 이상 별을 낳지 못하는 때가 오겠구나! 슬프다! 자기 자신을 더 이상 경멸할 줄 모르는, 경멸스럽기 그지없는 인간들의 시대가 오고 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 장희창 옮김
돈 주웠다고 신났는데 가짜 돈이었다. 제사용으로 가짜 돈을 태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마침내 껀터에 도착했다. 큰 강의 하류 삼각주 지역의 강은 수 많은 물줄기로 갈라지는데 거기를 건너기 위해서 물줄기마다 다리를 건설해야 한다. 짜증나는건 다리가 평지가 아니라 ㅅ자 모양이라는 거다. 몇 km가 되는 다리는 생각보다 높이 올라가야한다.

와일드 캠핑을 하면 해가 뜨면 재빨리 도망쳐야해서 7시에 출발을 했기에 이 곳에 2시 전에 도착해버렸다.

베트남 구국의 영웅 호치민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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