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활기와 낙관적 분위기: 베트남은 한국처럼 될 수 있는가?

[동남아 자전거 여행] #40 베트남 2025.02.14 껀터에서 보낸 하루. 'Hair Korea' 미용실에 가서 머리도 잘랐다.

베트남의 활기와 낙관적 분위기: 베트남은 한국처럼 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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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4

껀터는 메콩강 델타지역의 가장 큰 주요도시라서 관광지가 좀 있다. 대표적으로 아침 일찍 배를 타고 수상시장을 구경할 수 있는데 너무 이른 아침에 열고 닫아서 포기했다. 일찍 일어나기 싫기 때문에. 그리고 3만원 정도를 내야지 몇 시간 동안 보트를 대여할 수 있었다.

이 곳에 하루 더 머무른다. 쉴 때 할 수 있는 것은 딱히 없다. 방에서 최대한 뒹굴다가 배가 고프면 밖에 나가서 밥을 사먹고 해가 뜨거운 낮엔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해가지면 밖에 나가서 산책하기. 오늘은 이 루틴으로 하루를 보냈다.

베트남은 성장하는 나라이다. 아르헨티나처럼 한 때 잘 살다가 곤두박질 친 나라가 아니라 우리나라처럼 바닥에서 시작해서 꾸준히 성장해온 나라(아쉽게도 출발이 많이 늦었다.). 그래서 그런지 나라 전체에 캄보디아나 라오스에서 느꼈던 음울함과 정반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일본의 버블경제시기나 우리나라 IMF 전 시기보다는 당연히 덜하겠지만 무언가 긍정적인 기운이 느껴진다.

베트남은 1980년대 도이머이(Đổi Mới) 정책을 펴면서 기존의 공산주의 노선을 뒤집고 경제 개혁, 개방 정책을 시행했다. 그 이후로 계속해서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베트남이 우리나라처럼 될 수 있을까? 수치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베트남 경제가 우리나라를 따라잡으려면 매년 13%(정확하지 않음)의 경제성장률을 20년(정확하지 않음) 넘게 유지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는 절대 불가능하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나라가 중진국 함정을 벗어난 마지막 국가가 될거라고 예상하고 있다. 후진국에서 중진국까지는 사회 인프라만 잘 갖춰도 가능하지만(라오스나 캄보디아는 그마저도 안되는 나라)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수 많은 요소가 적절하게 개입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1950년대~1970년대 자본주의 황금기를 타고 날아올랐고 그 이후로도 정치적 안정화, 기술 혁신, 체계적이고 수준높은 교육을 통해 ‘경제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이 이후로 경제개방을 한 공산주의나라는 이 시기의 수혜를 입지 못해 아직까지도 선진국 반열에 오르지 못한다.

과거의 우리나라 독재자들이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 그랬는지 나라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에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경제적인 면’만 보면 그 때의 선택들은 더할나위없이 완벽에 가까웠던 것 같다. 물론 개인의 행복과 사회적 안녕 측면에서 본다면 다른 평가가 될테지만 말이다.

다시 한번, ‘경제적 측면에서만 보자면’ 완벽한 타이밍에 독재를 해서 나라 경제가 성장했고 또 다시 완벽한 타이밍에 민주화 운동을 통해 정치적 안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동시에 자살율 1등, 출산율 꼴지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는게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내가 군대 갔을 때 선전선동용으로 봤던 ‘국뽕’ 동영상 자료들과 보수 교단 목사님들은 정확히 같은 얘기를 한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성장하고 잘 살게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는 식의 말이다. 하나님은 돈만 보는 분이란 말인가?


2025.02.15

아 오늘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면서 새롭게 알게된 사실이 있는데, 껀터가 베트남의 미녀도시로 유명하다고 한다. 동시에 많은 껀터의 여성들이 예로부터 우리나라 남성들과 국제결혼을 했다고 한다. 원래 베트남이나 태국은 남부 사람들이 조금 더 피부가 검고 북쪽으로 갈 수록 피부가 하얘지는데 이 곳 껀터 사람들은 피부가 많이 하얗다. 정말 우리나라 사람보다 하얀 사람도 많이 봤다.

아무래도 머리를 잘라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아빠는 나보고 마약중독자, 국제거지라고 하고 현지 사람들도 도무지 나를 한국인으로 안본다. 한국인은 고사하고 일본인이나 중국인으로도 보지 않고, 너무 당연히 그 나라 사람인 줄 안다. 단순한 느낌이 아니다. 직접 여러 사람에게 물어봤다. 거의 다 비슷한 대답이었다.

근처에 Korea 미용실이라는 이름을 가진 미용실이 있었다. 한번 믿어보기로 하고 아침 8시 반에 갔는데 다행히 열려있었다. 컷트와 파마까지 포함해서 28,000원 정도였는데 뭐 나름 합리적인 가격이다. 결과가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확실히 전보다는 나은 것 같다. 여행자의 정체성이 사라진거 같아서 아쉽긴하다.

머리를 자르고 오니 내가 머문 호텔 직원이 흠칫 놀라더니 Handsome이라 했다. 진짜?

호치민까지 이틀만 가면 되서 오늘은 중간 도시에 들러 하루 묵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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